[프로농구] '50대 관록 지켜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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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돌풍' 을 장담하던 신임 50대 감독들이 데뷔전에서 일제히 패했다.

SBS 김인건(55)감독과 삼보 최종규(53)감독.

프로농구계의 '40대 기수론' 에 밀려 벤치를 떠났다 올시즌 코트에 복귀한 이들은 "젊은 감독들이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 며 "50대에 들어서니 선수장악력, 농구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고 말해왔다.

여기에 40대 못지않은 체력.정신력을 갖췄다고 호언하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최종규 감독은 청년 못잖은 자신감을 보인다. 최감독은 "우승후보 SK와의 개막전에서 승리할 비책이 있으며 현대.기아도 무섭지 않다. 목표는 우승" 이라고 큰소리쳤었다.

그러나 삼보는 지난 10일 최감독의 말대로라면 '느려터진' SK에 시종 끌려다니다 패배를 당했다.

최감독은 첫 경기에 대한 부담이 컸는지 허재 등 주전선수들을 거의 교체하지 않아 뒷심에서 밀렸고 SK와의 매치업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인건 감독의 출발은 더욱 나빴다. 화려한 멤버를 갖춘 SBS는 버나드 블런트와 박재헌이 빠져 약체로 분류되던 LG에 힘없이 패했다.

전문가들은 "SBS 선수들은 개인플레이로 일관했고 벤치도 작전부재를 드러냈다" 고 혹평했다.

그러나 이제 45경기중 한 경기가 끝났을 뿐이다. 아직 두 노장 감독의 역량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욕망과 고뇌에 찬 30~40대 감독만으로는 농구발전을 이룰 수 없다" 는 이들의 주장은 아직도 유효하다.

농구에 입문한지 40여년에 이르는 이들의 관록은 결코 녹녹하지 않기 때문이다. 패배의 쓰라림 달래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을 두 감독이 필승을 위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정말 궁금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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