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싱가포르서 비밀 접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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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외교·안보라인 핵심 관계자는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우리 측 인사 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22일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접촉에 나선 우리 측 인사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나 현인택 통일부 장관 같은 정부 인사는 아니었다”며 “중량감 있는 비정부 인사가 대화에 나갔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접촉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 정도의 남북 간 대화는 통상적으로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북한이 ‘유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이번 접촉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백악관이 나서 해명하기는 했지만, 최근 미국 국방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명박 대통령 평양 초청설’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비정부 주요 인사가 나간 것은 맞지만 일부 언론 보도처럼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이나 유우익 전 대통령실장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국민통합 특보인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 측도 “김 의장은 최근 북측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싱가포르 접촉설을 부인했다. 청와대는 일단 접촉 사실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 핵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런 (남북 접촉) 일은 있었더라도 통상적으로 극소수 사람만 알게 마련”이라고도 말했다.

강찬호·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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