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개원 러시…IMF후 진료늘고 연구시간 줄어 '전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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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유명의대 교수들의 개원가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피부과 한승경교수가 최근 정년이 보장되는 부교수직을 포기하고 서울갈월동 W피부과의원 공동원장으로 합류하는 등 유명대학병원의 교수 10여 명이 개원가 의사로 나서고 있는 것.

최근 인제대의대 상계백병원 피부과 김방순교수와 충북대의대 장승호교수도 사표를 내고 97년 서울중앙병원 성형외과 주임교수에서 개업의로 변신한 윤근철박사, 피부과 개원의 조미경씨와 함께 공동개원을 준비 중이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는 98년초 송인철교수가 강단을 떠난 이래 이재승.박원진교수 까지 최근 개원가로 진출했다.

최근 서초동에 개원한 O안과의원도 충북대의대 교수출신인 오세오.최용석씨가 원장이다. 가천의대 중앙길병원 S교수도 안과개원을 준비 중이다.

의대교수들의 개원가 진출 러시는 급변하는 의료계 환경이 주 원인. 최근 교수에서 개원의가 된 P씨는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후 병원 구조조정으로 의대교수들이 진료에 매달리게 돼 학생교육.연구는 뒷전이 됐다" 며 "말이 의대교수지 실제 역할은 개원가 의사와 다를 바 없다" 고 털어놨다.

연구.교육을 위한 시간이 일주일에 겨우 반나절만 허용되는 병원도 많다는 것. 경제적 이유도 있다. 개원가로 나서고 있는 교수들의 전문과목이 대부분 비보험 진료항목이 많아 진료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성형외과.안과.피부과에 국한돼 있는 것이 증거다.

한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의대교수들이 교육.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진료시간제한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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