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심장병 어린이 7명 수술위해 입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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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파리한 안색이었던 아이들이 수술을 받은 뒤 뛰어다니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 9일 오후 5시 러시아 어린이 7명이 새 생명을 꿈꾸며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한.러시아극동협회(회장 張致赫)가 초청한 7~14세의 이 어린이들은 심방중격결손증 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중환자 어린이들. 이들은 한국심장재단.연세대 세브란스병원.대한항공의 후원을 받아 오는 23일 귀국할 때까지 한국에서 무료로 심장병 수술을 받는다.

"이번 행사가 세번째로, 벌써 11명의 러시아 어린이들이 완쾌돼 돌아갔습니다. 러시아 어린이들에게 한국은 생명의 은인인 셈이죠. "

올 5월 있었던 첫번째 행사부터 실무를 담당해온 '한.러시아극동협회 서원석(徐元錫)사무총장은 "러시아가 한국 의술의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은 두 나라 관계증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 현지 언론은 '한국의 의사들이 우리 아이들을 구한다' 는 등의 제목으로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한.러시아극동협회측이 한명당 1천3백만원의 비용이 드는 심장병 어린이 무료수술 지원에 나선 것은 러시아 내에 심장병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두 곳밖에 없어 대부분의 심장병 어린이가 스무살 이전에 숨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전해들었기 때문.

이번에 입국하는 러시아 어린이들은 연해주지역의 극빈자 자녀이거나 고아들. 이들 중엔 한인교포 딜라라 김(6)양도 끼어 있다.

한.러시아극동협회는 다음 행사엔 러시아 정부의 협조를 받아 연해주.사할린 지역의 4만여 한인 동포 중에서 어린이들을 초청할 작정이다.

지난 7월 어린이들과 함께 내한했던 러시아 의사 블라디미르 이바셰크(27)는 귀국하자마자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기적의 여행이었다" 는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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