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전세계적으로 3억6천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둬들이며 만화영화 중에서는 미국 박스 오피스 사상 3위에 랭크되기도 했던 3D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의 속편이 완성됐다.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에 이어 '토이 스토리2' 를 공동 제작한 픽사 스튜디오와 디즈니사는 지난달 25일 미국 LA 크레스트 극장에서 시사회를 열어 이 작품을 공개했다.
'장난감이 사람처럼 말을 하고 움직인다면…' 하는 일반적 가정에서 출발한 것이 1편이었다면, 2편은 여기에 좀더 인간적인 감정을 불어넣어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가 나이를 먹어 더이상 그 장난감에 흥미를 느끼지 않게 된다면…' 하는 상상이 바로 그것.
주인의 사랑을 차지하는 것(1편)보다 훨씬 원초적인 '존재의 이유' 가 대두하면서 장난감들의 슬픔과 갈등이 심화된다.
1편에 이어 주인공으로 등장한 카우보이 우디. 오른쪽 팔의 실밥이 자꾸 튿어지는 등 점차 낡아지는 자신의 모습에 주인 앤디의 관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불안감을 느낀다.
펭귄 위지 역시 고장난 지 오래. 앤디의 어머니는 위지를 비롯, 버려진 장난감을 모아 차고 세일에 내놓는다.
위지를 구하려다 장난감 수집광 알에게 잡혀간 우디는 자신이 70년대 최고 히트 프로였던 '우디의 가축몰이' 의 주인공 인형이었음을 알게 된다.
즉 수집품으로 치면 최고 가치를 지니는 장난감인 것. 함께 출연했던 카우걸 제시 등과 함께 일본의 인형 박물관으로 팔려가게 될 처지에 놓인 그는 자신을 구출하러 온 친구들 앞에서 언젠가는 돌아설 주인에게 돌아가느냐, 아니면 박물관 소장품으로 영생을 누리느냐를 놓고 고민에 빠진다.
'토이 스토리2' 는 전편보다 좀더 상업적인 배려에 신경쓴 것 같다. '쥬라기 공원' '스타워즈'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유명 장면을 패러디해 관객의 폭소를 유도한 것. 보통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달리 이렇다 할 히트 넘버를 내지 못했던 전편을 의식한 듯 그래미상 수상 가수 사라 맥라클란을 내세워 '그녀가 나를 사랑했을 때' 를 삽입해 눈물선을 자극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실은 내가 너의 아버지다" 라는 '스타워즈' 의 다스베이더와 루크의 대화는 코미디 영화 '오스틴 파워2' 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패러디되는 것이기도 하다. 우디의 목소리 연기는 1편에서처럼 톰 행크스가 맡았다.
기술적 진보도 괄목할 만 하다. 기술 총감독 갈린 서스만이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빨려드는 듯한 영화를 만든 것이 자랑스럽다" 고 자평한 것처럼 피부와 옷감의 질감이나 음영, 인형 머리에 쌓여 있는 먼지 등에서 섬세한 묘사력이 두드러진다.
온 가족이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국내 개봉은 12월18일.
LA〓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