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준기자 문건훔친 혐의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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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언론장악 문건' 고소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형사3부(權在珍부장검사)는 1일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 사무실에서 문건을 훔친 혐의(절도)로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39)기자를 구속했다.

李기자는 지난 7월 10일께 李부총재 사무실에서 문건 7장을 훔쳐 회사 사무실로 가져가 윗부분의 팩스 발신지 번호를 가린 채 복사한 뒤 원본을 찢어버린 혐의다.

그러나 이종찬 부총재측의 최상주(崔相宙)보좌관 등은 검찰에서 "문일현(文日鉉)씨가 李부총재에게 보낸 사신(私信) 3장을 포함해 문건 10장을 모두 도난당했다" 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날 오후 李기자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관련 서류를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또 李기자가 "모 건설업체가 수주한 정부기관의 공사를 하청받을 수 있도록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에게 말해달라" 는 부탁과 함께 K엔지니어링으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李기자가 돈을 받은 시기와 명목 등을 캐고 있다. 鄭의원이 원청업체에 청탁했으나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 밝혔다.

검찰은 李기자로부터 예금통장 30여개와 노트북 컴퓨터.디스켓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아 특수부 검사를 동원,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이강래(李康來)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문건 작성자와 전달자가 밝혀졌음에도 자신이 이를 가감.삭제.가공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鄭의원을 서울지검에 추가 고소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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