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가계대출 증가 … 연말 금리 오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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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경기호전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4분기 중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31일 국내 시중은행 및 외국은행 지점 등 58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3분기와 4분기의 대출실태 및 전망' 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4분기엔 경기호전으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대우사태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며 시장금리가 상승, 대출금리가 소폭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됐다.

부문별로는 대기업들이 부채비율 축소시한과 신용공여 한도제 시행시기가 닥쳐오며 대출요청을 자제하고 있는 반면 경기회복에 따라 운전자금 및 시설자금 수요가 늘어난 중소기업과 가계자금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이들 기관은 전망했다.

이같은 대출수요는 주로 국내 은행쪽으로 몰리는 반면 대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외국은행 지점과 종금사.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상호신용금고의 경우 대출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급증한 시중 단기 부동자금을 붙잡기 위해 금융기관마다 예금금리를 대출금리보다 더 많이 올리면서 4분기 중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올 1월 4.09%포인트에서 3월엔 3.53%포인트, 6월 3.10%포인트, 9월 2.85%포인트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한은은 "국내 은행들의 경우 21개 조사대상 은행 중 20개 은행이 현재의 예대금리 수준이 낮다고 응답해 적정한 예대마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서 "대출경쟁이 심해지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신용위험과 대손상각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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