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포털 검색 … “내가 무얼 알고 싶어 하는지 안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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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국내 포털 사이트들이 본업인 ‘검색’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수년간 다양한 서비스로 다각화를 꾀했지만 ‘검색의 제왕’ 구글의 위력을 절감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분위기가 최근 뚜렷하다. 사용자들에게 좀 더 편하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데 주력한다.

네이트는 첨단 검색기술까지 탑재하면서 가장 공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포털로는 처음으로 이달 ‘시맨틱(semantic)’ 검색을 도입했다. 시맨틱이란 사용자 의도와 질의어의 의미를 자동으로 파악해 최적의 검색 결과를 내놓는 ‘똑똑한’ 차세대 검색 도구다. 특정 연예인을 키워드로 검색할 때 종전의 통합검색은 연예인 이름이 들어간 콘텐트를 찾아 나열해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맨틱 검색은 주제별 분류에 따라 연예인의 기본 정보는 물론 최신 정보와 주변 정보 등 검색자가 알고 싶어할 만한 큰 주제들을 먼저 제시한 뒤 세부 주제로 파고들면서 예상 답변을 나열해준다. 가령 ‘F4’ 탤런트 ‘이민호’를 두드려 보자. 그러면 그에 관한 최근 소식과 경력·배역·신체조건·선호 음식 등 수십 가지 의미의 주제어가 나온다. 가령 신체 사항을 예로 든다면 예상 답변으로 ‘1m86㎝, 68㎏’ 식으로 나온다. ‘이슈 타임라인’ 코너는 최근 1년간 검색어마다의 정보량을 보여준다. 가령 5월 모 인기 연예인이 열애설에 휘말려 그에 관한 검색이 폭주했다면 그달 해당 인물의 정보량이 막대그래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인치범 홍보팀장은 “시맨틱 검색은 해외에서도 차세대 검색 패러다임으로 뜨고 있다. 첨단 검색기술로 기존 포털업계 구도에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최대 업체 네이버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네이버는 최근 ‘컬렉션 랭킹’이란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검색 행태를 살피고 사용자가 경험한 ‘만족한 결과’를 검색 리스트의 맨 위에 올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클릭 수가 많다고 반드시 좋은 콘텐트는 아니며, 이용자의 그다음 검색 행동까지 분석해 만족한 클릭이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네이버를 서비스하는 NHN의 이준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만족 클릭 분석과 랭크 바이어스 조정 기술은 세계적 검색업계에서도 연구가 진행 중인 첨단 기술”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검색어 교정 기능을 개선해 이용자가 검색어를 잘못 입력해도 단어의 두세 음절까지 스스로 바꿔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자동 교정 기능을 적용했다.


다음은 일상 생활에 밀접한 키워드에 관한 검색의 품질을 높이는 데 힘쓴다. 계산기·운세·날씨·환율·음악 등 생활 속에서 많이 이용하는 키워드에 대해 좀 더 정확하고 다양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가령 검색 창에 수식을 넣고 검색 클릭을 하면 계산 결과가 나온다. ‘강남구 신사동 날씨’를 검색하면 신사동의 오늘·내일·모레 날씨가 뜬다. ‘아침에 듣기 좋은 음악’이나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음악’ 같은 테마를 넣어도 걸맞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오·탈자가 나온 걸로 보이는 질의어가 들어와도 원하는 정답과 유사한 키워드를 제시해 주는 유사어 추천 시스템도 적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정지은 홍보팀장은 “사용자가 다음 사전에서 ‘샤과’라 잘못 입력해도 시스템이 자동으로 오·탈자로 판별해 ‘사과’라는 키워드를 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야후는 블로그 검색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블로그를 입력하면 야후뿐만 아니라 네이버·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이나 독립 블로그를 모두 체크할 수 있다. 특히 양질의 블로거가 우선적으로 검색 결과에 노출되도록 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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