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간학교에 20만엔 기증 기쿠치 日미야기현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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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배움의 길에 국경이 따로 있겠습니까. 작으나마 열악한 환경 속에서 향학열을 불태우는 만학도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일본의 한 현의원(우리나라의 도의원)이 지역민들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강릉의 한 야간학교에 20만엔(약 2백여만원)의 후원금을 기탁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일본 미야기(宮城)현 의원인 기쿠치 히로이(菊地浩.58). 평소 인연을 맺고 있는 한국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17일 강릉을 방문한 기쿠치는 이날 오후 옛 강릉시 입암동사무소 2층에 마련된 야간학교인 '성덕등불학교(교장 金洪奎.강릉시의회 의원)' 를 방문, 성금을 전달했다.

지난 4월 6일 강릉시 종합자원봉사센터 부설기관으로 개교한 성덕등불학교는 현재 근로청소년.가정주부 등 배움의 길을 잃었던 40여명의 만학도들이 '중학예비반.중등반.고등반 등에 편입돼'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야간'학교. 이곳에는 교사와 학생 등 15명의 자원봉사자가 이들의 면학을 돕고 있다.

기쿠치가 후원금을 전달하게 된 것은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이훈(李勳)강원도의회 의원으로부터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운영되는 이 학교가 최근 후원금 부족으로 운영난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부터. 기쿠치는 이날 전달식에서 "한때의 어려움으로 배움을 포기해야 했던 여러분들이 뒤늦게나마 만학의 길에 들어선 것에 경의를 표한다" 고 말했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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