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홍보 앞장서 감사패 받은 중국 배우 리빙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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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얼굴이 익숙하더라고요.” 중국 영화배우 겸 가수 리빙빙(33·사진)은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단박에 알아봤다.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출연한 그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리빙빙은 “한국 드라마 팬”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천국의 계단’ 주인공 권상우씨와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부터 한국문화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한국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이 사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리빙빙은 지난해 8월 한국에 와 서울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화보집을 만들었다. 이 책자는 중국에서만 2만 부 이상 팔렸다. 이번에도 서울 명동과 삼청동, 부산 해운대 등에서 화보를 촬영한다.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답은 그의 고향에서 찾을 수 있다. 리빙빙의 고향은 조선족이 많이 사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이다.

“어릴 때부터 주변에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김치·냉면 같은 한국 음식도 쉽게 먹을 수 있었고요. 그 때 먹었던 한국 음식의 맛을 잊을 수 없답니다.”

10년 전 처음 여권을 발급받고 방문한 곳도 한국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로 숭례문을 꼽은 그는 “숭례문이 불탔다”는 기자의 말을 듣고 아쉬워했다. 리빙빙은 16일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참석했다. 그가 주연한 ‘바람의 소리(風聲)’가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바람의 소리’는 194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첩보물로 일본 정보부 장교와 정보부에 침투한 스파이의 대결을 그렸다. 그는 “스파이의 내면 심리를 자세하게 그려내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최근 그는 환경보호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 활동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부산에 내려 갈 때도 환경 보호 차원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KTX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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