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서 군림하는 '그림자실장'곤란"-김중권 비서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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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중권(金重權)청와대 비서실장이 16일 운영위 국감에서 자신의 '대통령 보좌론' 을 소개하며 현재로는 내년 총선출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金실장이 작심하고 거취를 밝힌 이유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통령 보좌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 고 물고늘어졌기 때문.

황우려(黃祐呂)의원은 "지난 1년간 金실장의 지방출장 12회 중 11회가 출마예정 지역인 영남권이며, 외부강연만 한달에 1.6회꼴인 25회" 라고 지적.

백승홍(白承弘)의원도 "역대 명 비서실장은 언론에 안나타난 '그림자 보좌' 를 한 사람들" 이라고 가세.

이규택(李揆澤)의원은 "친(親)여권 고위층 얘기만 듣기보다 가발을 쓰고 현장에 나가 진정한 민심을 대통령께 전달하라" 고 제안.

이에 金실장은 "실장직을 원해 온 게 아니라 가능하면 1년 정도만 대통령을 보좌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며 "지금 이 시간까지 총선 입후보나 정치재개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 고 반박.

金실장은 "金대통령은 내게 전라도 대통령과 경상도 실장이 힘을 합쳐 동서화합을 실현하자고 했다" 며 "이같은 대통령의 국정이념과 철학을 많은 사람에게 솔직하게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 자신의 순회강연 배경을 설명.

그는 "그림자 실장론의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오히려 대통령 그늘 밑에 숨어 군림하는 것은 더 곤란하다" 며 "나의 순회강연이 그림자 보좌론과 상반된다는 주장에는 이론(異論)이 있다" 고 거듭 응수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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