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보호기마다 '개성이 톡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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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단순한 화면보호 기능에 머물렀던 '스크린 세이버(screen saver)' 가 최근 컴퓨터 이용자 사이에 개성을 표출하는 새로운 '장(場)' 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현재 하이텔.천리안.유니텔.나우누리 등 PC통신이나 채널아이.넷츠고 등 인터넷에서 선보이고 있는 스크린 세이버는 1천여점에 이른다. 내용도 신세대 네티즌이 좋아하는 인기 연예인 사진에서 유치원생 자녀를 둔 주부에게 인기있는 '꼬꼬마 텔레토비' 까지 다양하다.

국내외 영화사나 기업들이 홍보용으로 제작한 톡톡 튀는 스크린세이버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유니텔의 정혜림 대리는 "김희선 사진의 경우 지난 4일 게시됐는 데, 1주일만에 1백75명이 내려받아 갔을 정도로 요즘 스크린세이버의 인기가 크다" 고 소개했다 일부 신세대 네티즌은 이것도 모자라 디지털 카메라나 스캐너를 동원해 가족 사진 등을 이용한 자신만의 보호화면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도 PC업체가 미리 깔아 놓은 보호화면을 그대로 쓰는 사람도 많다.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데도 그 방법을 몰라 시도조차 못하는 것이다.

◇ 스크린세이버〓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컴퓨터를 일정시간 쓰지 않을 때 모니터에 자동으로 나타나는 보호화면. 모니터는 전자총에서 나오는 주사선으로 영상을 나타내는데, 장시간 화면이 정지돼 있으면 전자총이 같은 지점에 계속 광선을 쏨으로써 모니터에 무리를 주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면의 내용을 이리저리 바꾸어 주는 프로그램이 바로 스크린세이버. 예전에는 모니터가 꺼진 것처럼 화면을 검게 하거나,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실행시키는 게 고작이었다. 그런데 어차피 화면을 움직여야 한다면 좀더 재미있는 내용을 담자는 생각에 최근에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담긴 다양한 스크린세이버가 쏟아지고 있다.

◇ 어디서 얻나〓PC통신이나 인터넷서비스에는 공개자료실을 통해 공짜로 깔 수 있는 스크린세이버를 얻을 수 있다. 유니텔 공개자료실(go PDS)내 '멀티미디어' , '화면보호기' 를 잇따라 선택하면 고소영.HOT.엄정화.SES.김희선.심은하 등 인기 연예인의 사진이 있다. 하이텔 자료실(go saver)에는 사막의 오아시스를 배경으로 2000년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Y2K' , 유로화와 각국 통화의 환율을 알려주는 '유로화 환율가이드' 등이 있다. 넷츠고는 아예 스크린세이버를 주문받아 만들어주는 코너인 '스크린세이버 천국' (go saver)을 마련해 놓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화면을 만들고 싶지만 디지털 카메라나 스캐너가 없어 고민하는 가입자를 위한 서비스다. 이용자는 이곳에서 5가지 기본틀 중 하나를 선택하고 원하는 사진을 7장 이내로 넷츠고에 보내면 된다. 3, 4일 뒤 원하는 화면이 코너 안에 뜨면 내려받으면 끝이다.

◇ 설치 하기〓PC기본 운영체제인 '윈도' 바탕화면에서 마우스의 오른쪽 버튼을 눌러 '등록정보' 와 '화면보호기' 를 순차적으로 누르면 현재 작동되는 스크린세이버를 알 수 있다. 이 기능에는 또 우주.해저여행.스포츠 등 윈도 프로그램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10여개의 스크린세이버가 담겨 있다. 따라서 이 중에서 하나를 마우스로 선택해 보호화면으로 쓸 수도 있다. 다만 운영체제가 윈도95이하 버전에는 없어 별도로 스크린세이버를 추가로 깔 수 있는 전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PC통신이나 인터넷에 있는 스크린세이버를 설치하는 것도 간단하다. 우선 공개 자료실에 들어간 뒤 원하는 화면을 찾아 보통 두 번 연달아 클릭하고 내려받기를 선택하면 된다.

◇ 이것은 조심〓스크린세이버는 보통 데이터 용량이 커 여러 가지를 설치하다 보면 하드디스크 용량을 많이 잡아 먹고, 컴퓨터 실행속도를 떨어뜨린다. 또 일반전화로 접속해 내려받으면 다소 시간(30분 정도)이 걸릴 수 있다. 화면파일 자체는 공짜지만 한번 내려받을 때마다 정보 이용료와 통신료가 부과된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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