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베스트] 그가 말하면 정부도 흘려듣지 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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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성과는 국회의원이 여름에 흘린 땀과 비례한다고 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의 한나라당 김성식(관악 갑) 의원이 딱 그런 경우다. 김 의원은 12~13일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6권의 정책연구서를 통해 환율·금리 같은 예민한 사안에 대해 설득력 있는 정책 제안을 쏟아내며 ‘정책 국감’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일자리 부족 현상의 치유책인 내수 확대를 위해선 일시적인 경상수지 소폭 적자를 용인해야 하고, 현재 기준금리가 적정 수준보다 낮은 만큼 선제적인 금리 인상도 검토하라는 것 등이다. 금리 조기인상과 경상적자 용인은 정부 정책 기조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

하지만 정부로서도 마냥 흘려들을 수 없을 만큼 탄탄한 논리가 뒷받침돼 있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일찌감치 국감 준비에 착수했다. 그때부터 한양대 하준경 교수 등 5명의 중견 경제학자들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제안을 정리했다.

그는 여당 의원답지 않게 재정건전성의 허점도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다. 정부가 세수 추계(2011~2013년)를 조세연구원보다 16조원 이상 많이 잡아 향후 재정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10대 공기업의 부채가 현 정부 임기 동안 181조원이 늘어 정부 재정을 압박하게 될 것이란 점도 지적했다. 공기업들이 한사코 꺼리는 자료를 두 달 만에 확보해 확인한 성과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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