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쥐떼 우글대는 설악산장 항의하니 큰소리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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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설악산 등반을 하다가 소청봉 산장에서 하루를 묵게 됐다.

취사장에서 식사준비를 할 때였다.

옆방에서 쥐소리가 나 방안을 보니 쥐들이 우글거렸다.

그 방에는 놀랍게도 침낭이 있었다.

등산객들이 덮고 자는 침낭이 있는 방에 쥐들이 있다니 어이가 없었다.

나는 침낭이 있는 방에 쥐가 살고 있으면 위생상 큰 문제라며 관리소 직원에게 항의했다.

그러나 관리소 직원들은 오히려 나에게 "우리만큼 깨끗하게 하는 곳도 없다" 며 큰소리를 쳤다.

한 젊은 직원은 반말까지 해가면서 "집에도 다 쥐들이 사는데 산에 쥐 좀 있는 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 고 몰아세웠다.

지금 이 지역에는 강원국제관광엑스포를 한다고 TV에서 한창 홍보를 하고 있고, 곳곳에 플래카드가 있는 것을 보았다.

침낭이 있는 방과 취사장에 쥐가 우글거리는데도 쥐를 잡으려는 노력은커녕 문제점을 지적하는 관광객을 몰아세우는 곳에 어떤 관광객이 온단 말인가.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서홍관 <서울 서초구 잠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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