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요] 18. 세종문화회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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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72년 12월2일 서울 세종로에선 53명의 사망자를 낸 대화재가 발생했다. 61년 11월 문을 연 시민회관이 불길에 휩싸인 것. 며칠 후 국무총리 주재로 건설부장관.문화공보부장관.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민회관 개축을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다.

그후 2백21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78년 4월14일 착공 4년만에 문을 연 것이 세종문화회관. 월탄 박종화 선생이 이름을 지었다.

창덕궁 인정전을 본따 만든 지붕, 이를 떠받치는 대형 석주 (石柱) 사이로 보이는 벽면 전체를 창살 무늬를 사용해 장엄한 조형미를 자랑한다.

독일 칼 슈케사가 제작한 1백13만달러짜리 대형 파이프 오르간이 대강당 (3천8백95석) 의 한켠에 자리잡고 있고 소강당 (5백22석) 과 전시장.회의장.연회장 (세종홀).분수대광장을 거느린 대형 복합문화공간. 경제발전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외형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

지방 문예회관들이 모델 케이스로 여기는 만큼 책임도 막중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자체기획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건물관리 기능에 급급했다.

서울시가 소유와 경영을 맡아오다 지난 7월 재단법인 체제로 출범하면서 마케팅.홍보 부서를 보강하고 산하단체로 분산된 기획기능을 공연기획팀으로 통합했다.

대강당에서는 13일 오후 7시30분 서울시향의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지휘 카를로 팔레스키의 객원지휘,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협연으로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 ,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을 들려준다.

또 분수대광장 가설무대에서는 16일까지 (오후 7시30분) 서울시뮤지컬단의 '한여름밤의 꿈' (셰익스피어 작.이종훈 연출) 을 상연 중이다.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이나 3호선 경복궁 역에서 걸어서 5~10분, 5호선 광화문역에서 2분 거리. 02 - 399 - 1512.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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