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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공 김병록씨 수재민돕기 '사랑의 헌구두나눠주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말끔히 수선한 헌 구두를 수재민들께 무료로 나눠드립니다.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2동 도로변에서 구두를 닦는 김병록 (金炳錄.41) 씨.

그는 오는 12일 낮 12시부터 오후3시까지 파주시 문산읍 행복예식장 주차장에서 '사랑의 헌 구두 나눠주기' 행사를 연다.

지난달 초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문산 수재민들을 돕기 위해서다.

전달될 구두는 모두 1천 켤레. 金씨는 지난 97년 4월부터 3년째 고양지역 영세민들에게 3천여 켤레의 헌 구두를 수선해 나눠줘 왔다.

이 운동에는 능곡에서 구두를 닦는 친동생 병만 (炳萬.30) 씨를 비롯, 이성범 (李聖範.38) , 김영석 (金永石.36) 씨 등 동료 9명도 동참하고 있다.

金씨의 이번 행사에는 고양시내 동료 구두수선공 20여 명도 가게문을 닫고 함께 자원봉사에 나선다.

또 흥사단 고양시 지부와 고양시 행신2동 주민들도 다과와 음료수 등을 지원, 수재민들에게 제공할 예정. 방 두 칸 짜리 전셋집에 살며 지금까지 새 구두 한번 사보지 않았다는 金씨는 "수재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었다" 고 밝혔다.

金씨 등은 요즘 밤을 밝혀가며 헌 구두를 새 구두처럼 깨끗이 손질하고 있다.

헌 구두는 지난 5개월 동안 광주시 신세계백화점 내 금강제화 등 전국의 독지가들로부터 기증받아 모아둔 것들이다.

"헌 구두를 재활용하면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는 金씨는 "연말쯤 한차례 더 '사랑의 헌 구두' 를 수재민들에게 나눠줄 계획" 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019 - 246 - 3718.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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