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법회 마친 대행 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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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종교 이전에 진리가 있습니다. 종교의 틀만 믿으려하지 말고 너와 나, 나와 우주만물은 하나라는 진리를 믿으면 분쟁은 사라지고 만물이 편안해질 것입니다. "

'비구니 선지식 (善知識) 대모' 로 통하는 대행 (大行.73) 스님이 세기말 지구촌의 상생 (相生)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전국에 14개, 해외 9개 지원을 갖고 있는 한마음선원 원장 대행스님은 7월28일부터 8월11일까지 독일에서 법회를 갖고 유럽인들에게 우주공동체적 질서와 삶을 일깨웠다.

매스컴에 드러나기를 한사코 거부해온 대행스님이 안양에 있는 한마음선원 본원에서 오랜만에 기자들과 만났다.

"집착하지 말고 순간순간 변하면서 살아가세요. 어버이.자식 노릇할 땐 그렇게 하고 직장에서 상사.부하 노릇 할 때는 또 그렇게 하세요. 삼라만상은 이것에서 저것으로 계속 변하니 곧 나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 자체가 선 (禪) 입니다. "

대행스님은 불교의 진리.선을 이렇게 단순하게 설파하며 유럽인들의 정신세계를 파고들고 있다. 법회 이후 유럽 현지에서 "진리를 설파하는 방법이 너무 직접적으로 파고들어 내 정신에 입력 됐다" 며 물질문명에 황폐해진 마음을 다잡는데 더 많은 가르침을 달라는 편지가 쇄도하고 있다.

"정신세계가 무력해 물질세계가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만 이리저리 생각하고 살려고하니 진정한 삶의 길은 막히고 세상이 소통이 안되 분쟁이 일어납니다. 이제 분별심을 버리고 말없이 말하고 말없이 진리가 두루두루 전파되게하는 정신세계를 일구고 구축해 나가야됩니다. "

전국 주요도시 도심에 선원이라는 사찰을 세우고 30년도 안돼 한마음선원은 2만2천세대의 불자가정을 포교, 도심포교의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그 포교의 '비결' 이 무어냐는 물음에 대행스님은 "함이 없이 하는게 포교" 라면서 "이곳을 찾는 신도들이 편안해야 내 마음도 편안하다" 며 빙그레 웃는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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