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관광지에 야외노래방 고성방가로 기분잡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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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여름 휴가기간에 단양을 거쳐 영주.안동을 돌아봤다.

처음 들른 곳은 단양팔경으로 유명한 도담삼봉이었다.

도담삼봉 입구에 다다르자 누군가 노래방 연주 음악에 맞춰 유행가를 목이 터져라 불러대고 있었다.

한적한 관광지에 웬 노랫소리인가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주차장 언덕 위에 대형분수가 있고 그 옆에 노래방 기구가 설치돼 있었다.

2천원을 내고 반주음악에 맞춰 노래를 하면 그에 따라 분수가 춤을 추듯 물을 뿜어내는 것이었다.

안내문에는 '2천원은 분수대를 관리하는 비용으로 쓰인다' 고 명시돼 있었다.

분수대가 물을 시원하게 뿜는 것은 보기 좋았지만 꼭 2천원을 내고 노래까지 불러가며 분수대 관리비를 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관광객을 이용한 상술, 더구나 이런 행태에 부응해 마이크를 잡는 관광객까지 모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담삼봉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려다가 씁쓸함만 가슴에 안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명자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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