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철강 … 경기 관련주 실적전망 점점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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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다음 주면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의 막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13일 LG화학을 시작으로 포스코(14일), 현대차(22일), 삼성전자(30일) 등 주요 기업이 잇따라 성적을 공개한다. 코스피지수는 추석 이후 1600선을 오르내리며 정체돼 있는 상황. 증시를 움직이는 특별한 재료가 떨어진 지금,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 발표로 쏠린다. 3분기 실적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을 만한 포인트를 짚어봤다.

◆높아진 눈높이 충족시킬까=올 1, 2분기 실적시즌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기에 비교적 유리한 상황이었다.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기대치를 한참 낮춰 잡고 있었다. 게다가 원화 약세 덕에 수출 금액이 불어났고, 강도 높은 비용절감 노력으로 이익을 끌어올렸다.

3분기엔 여건이 예전 같지 않다. 현대증권 김기형 연구원은 “3분기엔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늘어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추정치를 크게 높여 잡았다”며 “이에 비해 정작 원화 강세로 환율 효과는 크게 줄어 기업의 매출 규모가 전망치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환율 추이를 고려해 현대증권이 예상한 비금융 기업의 매출액은 171조원. 전체 증권사가 내놓은 평균 추정치 180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미 주요 수출주 주가엔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돼 있다. 실제 실적이 이 기대치를 충족 못한다면 증시엔 부담이 될 수 있다.

◆주도 업종 바뀔까=상반기 실적시즌의 주인공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뿐이었다. 하지만 3분기엔 좀 다르다. IT·자동차 외에도 소재나 경기소비재 업종에도 동시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질 전망이다.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이러한 업종의 실적이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증권사들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들 업종의 전망치를 잇따라 높여 잡고 있다. 철강·비철금속·백화점·홈쇼핑·섬유 업체들의 실적 전망치는 갈수록 상향조정되고 있다. 전망치를 올려 잡는 건 그만큼 실적을 기대해도 좋다는 의미다.

‘깜짝 실적’ 업종이 늘어난다는 건 경기 회복세가 여러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는 증시에서도 기존의 주도주(IT·자동차)가 다른 업종으로 바뀔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서프라이즈 보여줄까=외국인 매수세가 돌아올지를 보려면 7일 시작된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 일단 시작은 좋다. 7일 나온 알코아와 코스트코의 이익은 모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아직까진 미국 기업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매출액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기업 중 특히 주목할 건 은행과 IT 업종이다. 상반기엔 투자은행의 좋은 실적을 내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면 3분기엔 상업은행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심사다. 또 미국 IT 기업의 실적은 글로벌 IT 업황이 얼마나 살아나는지를 보여주는 잣대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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