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로씨 석방맞는 두여심]박삼중스님 주선 50대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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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재일교포 무기수 김희로 (金禧老) 씨가 귀국하면 50대 여성으로부터 뒷바라지를 받는다.

이 여성은 아파트에서 밥도 짓고 빨래도 하며 金씨와 함께 지낸다.

金씨의 후견인 박삼중 (朴三中.자비사 주지) 스님은 29일 "金씨가 혼자 생활하기 힘들 것 같아 50대 여성이 뒷바라지하도록 주선했다" 고 밝혔다.

이 여성은 55세인 陳모씨로 경남 양산 통도사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남편과 사별, 3명의 자식을 키워 출가시킨 뒤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다.

朴스님은 "陳씨가 10년 전 자비사 신도가 되면서 잘 알게 됐다" 며 "정말 마음씨 고운 여성으로 金씨 뒷바라지를 잘할 것" 이라고 말했다.

陳씨는 이달초 朴스님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며칠을 고민한 뒤 승낙했다.

陳씨는 朴스님이 金씨의 어머니 박득숙 (朴得淑) 씨 유골을 일본 가케가와 (掛川)에서 도쿄 (東京) 로 옮기기 위해 지난 22일 일본에 갔을 때 동행했으나 金씨를 만나지는 않았다.

金씨도 陳씨의 뒷바라지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金씨와 陳씨의 첫 만남은 오는 9월 8일 점심시간 陳씨의 식당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陳씨는 金씨 뒷바라지를 시작하면 이 식당 운영을 그만둘 계획이다.

한편 金씨는 59년 8월 첫번째 아내인 가토 가즈코 (加藤和子) 와 동거에 들어갔다가 67년 5월 헤어졌었다.

67년엔 두번째 아내 마사코 (房子) 와 동거를 시작했으나 오래 가지 못했다.

마사코는 金씨가 야쿠자 소가 (曾我) 일당으로부터 돈을 갚으라는 협박을 받게 되자 "돈을 벌어오겠다" 며 집을 나간 뒤 金씨 앞으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보냈다고 한다.

金씨는 이 돈으로 소가를 살해하고 인질극을 벌이는데 사용한 총과 화약류를 구입했다.

金씨는 여인들과도 기구한 만남과 이별을 거듭한 것이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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