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러시아 인터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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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노르웨이의 북극권 도시들은 러시아 여인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속칭 인터걸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국경지역에서 매춘행위로 돈을 번다.

노르웨이 남자들 중엔 러시아 무르만스크로 섹스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이곳에선 보드카 한병 값이면 인터걸과 하룻밤을 즐길 수 있다.

노르웨이에선 러시아 인터걸로 인한 가정파괴.음주.폭력.조직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그럼에도 인터걸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매춘이 합법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국경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이웃 스웨덴.핀란드.덴마크와 합동으로 인터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 매춘시장은 러시아.동유럽에 의해 '점령' 당했다.

경제난으로 생활고를 겪는 그곳 여성들이 매춘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매춘이 법으로 인정된 북유럽.독일.오스트리아.네덜란드.벨기에 등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숫자는 대략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유럽연합 (EU) 의 한 나라는 매춘업 종사 여성의 75%가 러시아.동유럽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인터걸의 배후엔 러시아 마피아가 버티고 있다.

8천여개 조직, 약 12만명 조직원을 거느린 러시아 마피아는 마약.밀수.매춘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올린다.

이들이 한해에 거둬들이는 돈은 러시아 국민총생산 (GNP) 의 40%에 달한다.

세계 44개국에 조직망을 확보한 러시아 마피아는 최근 매춘을 마약보다 더 수지맞는 장사로 여기고 이 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에 러시아 인터걸이 상륙한 것은 수년 전이다.

서울.부산 등 대도시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최근엔 지방도시.미군 기지촌으로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월간중앙' 9월호에 실린 한 러시아 인터걸의 수기에 따르면 자신은 감금상태에서 매일 10여명의 손님을 상대해야 하는 '섹스 머신' 이었다고 폭로한다.

또 한국 남자들은 술과 섹스밖에 모르는 사람들 같으며, 이같은 한국이 어떻게 세계 유수의 공업국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꼬집고 있다.

며칠 전 러시아.필리핀 여성들을 연예인으로 위장취업시켜 매춘행위를 시켜온 일당 7명이 붙잡혔다.

놀랍게도 이들 중엔 현직 도의원도 한명 끼여 있다.

돈벌이만 된다면 무슨 짓이든 하는 인면수심 (人面獸心) , 사회 전반에 걸쳐 성적 문란이 제도화된 것 같은 지금의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한 한국은 러시아 마피아와 인터걸의 공격목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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