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돌이 만세!" 국내 기획사의 시나리오가 애니메이션 왕국 일본에 수출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손범서 (31) 씨를 주축으로 국민대 공업디자인과 출신들이 모여 만든 애니메이션 기획사 '캔돌이' .
이들이 지난달 말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린 한.일 문화산업투자설명회에서 선보인 '캔돌이의 모험' 기획서를 본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퍼블릭 앤 베이직이 제작비 전액을 투자해 TV 시리즈로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총 26부작으로 제작되는 '캔돌이의 모험' 은 내년 4월부터 도쿄TV에서 방영하기로 확정된 상태다.
지금까지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의 경우 우리나라는 제작비를 투자하고 판권을 나눠 갖는 식이 주를 이뤘던데 반해 '캔돌이의 모험' 은 애니메이션의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캐릭터 설정, 스토리 구성 등 기획 부문을 우리가 전담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
이들은 원작료로 약 4천만원을 받는 것은 물론, 공동제작사로서 상품화 로열티 3%를 보장받게 된다.
'캔돌이의 모험' 은 오염물질을 마구 살포하는 '핵킹 일당' 때문에 더렵혀진 난지리아국 (國) 이 캔돌이와 캔돌이의 여자친구 아루미 (알루미늄의 일본식 표기) 의 활약으로 다시 깨끗함을 되찾는다는 줄거리다.
아루미가 이상향 리사이클리아 ( '재생한다' 는 recycle에서 나온 것) 출신의 지구 정화 능력을 가진 소녀라는 설정이 재미있다.
하이바.부탄.깡치.등치.날치 등 등장인물들은 모두 콜라캔.참치캔.맥주캔 등 깡통을 응용한 캐릭터들. 이는 실제로 약 6개월간 캔 재생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던 대표 손씨의 경험을 십분 살린 것이다.
"캔 수거를 직접 하면서 다 쓴 캔을 조금만 신경써서 버린다면 훨씬 재활용율이 높아질텐데 하는 생각을 했어요. 가령 담뱃재를 털고 침을 뱉어놓으면 더러워서 재생이 안되거든요. 어린이들이 만화영화를 보면서 이런 점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환경교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손씨는 다음 세기에는 '환경' 이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될 것을 감안해 만든 것이 이번 일본 수출에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손씨와 박상민 (27). 정호철 (29) .김건우 (25).황석연 (19) 씨 등 5명으로 구성된 일종의 벤처기업인 '캔돌이' 는 "게임.캐릭터 상품 등 연관 산업으로 거두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띄울 수 있는 승부수는 오직 기획력" 이라는 데 공감해 만들어졌다.
스토리.캐릭터 디자인.배경 디자인.음악 등 분야를 나눠 공동 작업을 하고 있다.
직접 제작을 할 능력이 없는 대신 이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개발, 국내외 업체의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0344-913-6820.
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