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육상] 코치도 없이 나홀로 러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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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ATHOC)는 25일(한국시간) 육상 여자 세단뛰기에서 우승한 카메룬의 프랑수아드 음방고 에토네(28)를 '오늘의 선수(Athlete of the Day)'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선정 이유로 "조국 카메룬에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을 뿐 아니라 15m30㎝를 뛰어 아프리카 신기록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 육상 세단뛰기 카메룬 에토네

지난 2년간 코치도 없이 홀로 훈련해온 28세의 이 아프리카 처녀는 선정 소식에 "대단히 자랑스럽다. 우리 카메룬 축구팀이 그랬듯 나는 육상을 통해 조국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다. 나의 메달을 아프리카에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4일 석양 무렵의 올림픽 스타디움. 탄력 넘치는 도약으로 금메달을 움켜쥔 에토네는 스타디움 한 구석에서 진한 눈물을 쏟아냈다. 에토네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외로웠던 훈련과정을 털어놓았다.

"지난 2년 동안 코치 없이 운동했다. 코치를 기용할 여건이 안 됐다. 스스로 정한 스케줄에 따라 훈련했다."

에토네의 유일한 훈련 파트너는 여동생이었다. 1m76㎝.64㎏의 몸매. 국제대회 우승경력은 단 한차례, 지난해 취리히에서 벌어진 유럽 육상 골든 리그에서 14m87㎝를 뛰어 금메달을 받은 것이 전부였다. 2위나 3위는 숱하게 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개인 최고기록이 14m70㎝여서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노리기에는 무리였다.

하지만 에토네는 여섯차례 뛰어 가장 좋은 성적으로 순위를 가리는 세단뛰기에서 2차 시기와 6차 시기에서 15m30㎝를 기록했다. 에토네는 "아마 14m50㎝나 14m70㎝ 정도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말했다.

힘겨웠던 과정을 긍휼히 여긴 아테네시의 주신(主神) 아테나 여신이 도왔던 걸까.

아테네=특별취재팀

***아테네 올림픽 특별취재팀
◆스포츠부=허진석 차장, 성백유.정영재.김종문 기자
◆사진부=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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