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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선로 공사, 잦은 설계변경으로 2조원 이상 낭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공사 현장 조사와 제반 검토를 제대로 않한 탓에 2조원 이상의 혈세가 철도길에 뿌려지고 있다.

5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정진섭 의원(한나라당)이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공사 중인 철도 선로 공사 구간 가운데 공사비 100억원 이상인 114개 공구에서 총 603회의 설계 변경이 이뤄졌으며 이로 인한 공사비 증액 만도 2조419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섭 의원은 “철도 선로 노반 공사가 최장 8년간 설계 변경으로 진행 중인 건도 있으며 이중 5개 공구에서는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분이 당초 공사비를 초과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철도시설공단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중앙선 청량리-망우 노선이 193%나 증액됐고 경의선 용산-문산 복선 전철 제2공구와 제3공구가 각각 162%·135%씩 늘어났다. 또 중앙선 덕소-원주 제1공구가 129%, 오리-수원 복선 전철 제1공구도 125%나 공사비가 늘었다.

이 밖에도 장항선과 중앙성 덕소-원주 구간이 각각 67%, 60%나 공사비가 늘어나는 등 당초 공사비보다 절반 이상 늘어난 구간이 무려 11곳에 달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공사비가 증액되는 설계 변동은 장기간의 공사에 따른 물가 변동과 현장 여건의 변화 등이 주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정 의원은 “설계 전 현장에 대한 세심한 조사와 제반검토가 수반됐다면 설계변경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계 변경으로 인한 공사기간 연장 구간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앙선 청량리-덕소간 복선 전철 구간이 8년째 연장 공사 중이며 경의선 용산-문산간 제4공구 공사 역시 7년째나 하고 있다.

철도 선로 노반시설 공사에 참여한 기업 중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비 증액을 요청한 건설사는 현대건설, 남광토건, 두산중공업, GS건설, SK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한진중공업 등이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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