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분수대] 인도 인구 10억 돌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토머스 맬서스가 '인구론' 을 쓴 것은 1798년이다.

당시 물가고와 식량부족으로 사회적 위기에 처한 영국은 구빈법 (救貧法) 을 제정했다.

보수파였던 맬서스는 구빈법에 반대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인구론' 으로 정리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비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양자간 불균형으로 인한 빈곤은 피할 수 없으며, 빈곤을 법과 사회제도로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맬서스가 예상한 인구 재앙 (災殃) 은 찾아오지 않았다.

맬서스가 살았을 당시 세계인구는 10억명에 불과할 만큼 지구는 여유가 있었으며, 인구증가와 함께 부 (富) 의 증가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현재 인류의 생활은 18세기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윤택해졌다.

하지만 인구문제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았다.

인구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며, 인구폭탄의 심지는 시시각각 타들어가고 있다.

1800년 10억명이던 세계인구는 1930년 20억명으로 늘었다.

그후 증가속도는 더욱 빨라져 60년 30억명, 75년 40억명, 87년 50억명으로 늘어났다.

인구학자들은 오는 10월 6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상에선 매일 23만7천명이 태어나고 14만명이 사망한다.

이런 속도라면 2012년 7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4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인구개발회의에 참가한 1백79개 국가들은 인구억제를 위해 2000년까지 매년 1백70억달러, 그후 15년 동안 2백10억달러를 지출하기로 합의했으나, 그 절반밖에 집행되지 않고 있다.

유엔인구기금 (UNFPA) 은 카이로 합의가 이행될 경우 2050년 세계인구를 79억명으로 억제할 수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1백20억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15일 인도 인구가 마침내 10억명을 돌파했다.

이대로 가면 2045년 15억명으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전망이다.

지난 50년간 인도는 농업생산이 3배나 증가함으로써 식량문제를 해결해왔으나, 최근 들어 한계에 부닥쳤다.

곡물생산의 55%를 지하수를 이용한 관개 (灌漑) 농업에 의존함으로써 지하수 남용으로 인한 물부족이 심각하다.

인구폭발은 민도 (民度) 와 깊은 관계가 있다.

인도는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문맹이다.

그런데도 국민총생산 (GNP) 의 2.5%를 군사비로 쓴다.

인구폭탄이 핵무기와 미사일보다 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임을 인도 정치 지도자들은 잊고 있는 것 같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