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열차'이용 봉사자 인솔 사업마친 육광남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늘 고생은 해도 마음은 기쁩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땀흘려 수재민들을 돕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서울역~문산간 '사랑의 열차' 를 이용해 3천여명의 수해복구 자원봉사자들을 인솔했던 한국재난구조봉사단 육광남 (陸光男.49.부동산중개업) 단장 직무대행의 소감이다.

陸씨는 "문산읍과 현지 자원봉사센터의 요청에 따라 봉사활동은 마감됐으나 아직도 자원봉사자들이 해야 할 일은 널려 있다" 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陸씨는 이 봉사단 회원인 金성태 (51.고교 교사).金성기 (52.가전제품수리점) 씨 등과 함께 6일간 꼬박 자원봉사자들을 지휘했다.

부인 徐기래 (50) 씨.아들 육동일 (陸東逸.19.고교 3년) 군도 매일 도시락을 싸들고 동참했다.

아들 陸군은 TV탤런트 (SBS - TV '형제의 강' 에서 준수역) .서울역 광장에 올 때마다 같은 또래의 청소년들로부터 연일 환호를 받기도 했다. "재난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학생들에겐 좋은 경험을 제공했다고 봅니다. 3년전 연천 수해때 고교 1년생이던 소녀가 이번엔 어엿한 대학생이 돼 봉사단에 참가했지요. 수해를 당할 당시 자원봉사단으로부터 받은 고마움을 돌려주고 싶어서 자원했다는 거죠. 얼마나 고맙고 반갑던지…. "

용접기술자이기도 한 陸씨는 삼풍백화점 사고 때도 꼬박 1주일간 현장에서 자원봉사 구조대원으로 활약했다.

그때 함께 봉사에 나섰던 시민들이 만든 단체가 한국재난구조봉사단이다.

중앙일보가 경기지역 수해 때마다 철도청의 지원을 얻어 운영하는 '사랑의 열차' 는 올해로 세번째. 96년 수해 때는 8월 5일부터 5일간 (3천여명) , 98년 때는 8월 12일부터 8일간 (5천여명) 자원봉사자를 실어날랐다.

글 = 홍성호 기자, 사진 = 최승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