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홍수.더위로 지구촌 곳곳 '날씨와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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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뉴욕.베이징.뉴델리.하노이 = 신중돈.유상철 특파원, 외신종합]세계가 '날씨와의 전쟁' 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미국 중동부와 중국.러시아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희생자가 잇따르고 있는가 하면, 인도.베트남.중국 양쯔 (揚子) 강 일대는 홍수 피해가 심각하다.

◇ 미국 = 중부 미주리주~동부 펜실베이니아주에 이르는 12개 주에서 지난달 19일 이후 12일간 계속된 폭염으로 지금까지 1백49명이 사망했다.

최근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린 곳은 일리노이주로 지난달 30일 최고기온이 섭씨38도였던 시카고에서는 30일 밤~31일 오전에만 50명이 일사병.뇌졸중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또 에어컨 사용이 폭증, 잇따른 정전사고로 시카고 일대 10만여채의 주택과 사무실이 단전됐다.

네브래스카주에서는 이번 폭염으로 소.돼지 등 가축 3천여마리가 떼죽음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야외음악회 등 각종 옥외행사 취소사태는 물론 프로 운동선수들은 더위로 인한 체력 저하를 우려해 아예 경기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1일을 고비로 한풀 꺾이겠지만 강수량 부족으로 극심한 가뭄이 해갈되기까지는 며칠 더 걸릴 전망이라고 예보했다.

◇ 중국 = 허베이 (河北).허난 (河南).산둥 (山東) 성 등 화베이 (華北) 지방 일대에서도 지난달 23일부터 연일 낮기온이 40도를 웃도는 등 50년만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베이징 (北京) 기상당국은 이번주에도 35도 이상의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반면 양쯔강 중하류에 집중되고 있는 호우로 지난달 28일 이양 (益陽) 의 제방이 붕괴해 12명이 사망하고 5백여명이 부상, 올 여름 이후 홍수로 인한 사망자수는 총 3백9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10만여명, 차량 4천7백28대, 각종 함정 7백12대, 비행기 21대, 민병 1백68만명이 동원돼 홍수와의 전쟁에 나섰다고 인민일보가 1일 보도했다.

◇ 인도 = 북동부의 비하르주 (州)에서 지난달 31일 내린 비로 25개 마을이 침수돼 2명이 익사하는 등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장마로 인해 북동부 지방의 4개 강이 범람, 사망자수는 총 3백30여명에 이르고 있다.

비하르주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1만5천여명이 집을 잃었으며 5백만명이 장마로 인한 질병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인도 당국은 밝혔다.

◇ 베트남 = 빈 투안주 (州)에서 지난달 21일~30일 내린 5백50㎜의 비로 대부분 지역이 침수된 가운데 14명이 숨지고 43명이 실종됐다.

또 주택 1백81채와 트롤어선 51척이 파손됐으며 1만5천㏊의 논이 침수됐다고 주당국은 밝혔다.

◇ 이란 = 지난주 초 4일 동안 카스피해 인근 북부지방에 집중적으로 내린 폭우로 3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실종됐다.

관영 IRNA통신은 이 금세기 최고의 홍수로 최소한 40여개의 마을이 잠기고 동.서를 잇는 간선도로 여러 개가 유실되는 등 수백만 달러의 피해를 냈다고 보도했다.

◇ 기타 = 러시아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몰아닥친 1백년만의 최악의 열파로 인해 모스크바 주변의 호수와 강에서 수십명의 익사자가 발생했다.

반면 방글라데시는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계절성 폭우로 강과 호수.운하 등이 범람, 6개 지역이 잠기고 1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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