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내분 수습되려나…유총장 사퇴후 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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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유종성 (柳鍾星) 사무총장이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金聖男변호사)가 가동됨으로써 경실련 내분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경실련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가 개혁의 전권을 위임받았으며 앞으로 본격적인 내부 개혁에 나설 것"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내분의 빌미가 됐던 柳총장 사퇴 문제가 그의 자진 용퇴로 해결됐으나 기존 상근자 그룹과 이에 맞서는 전문가 그룹의 반목이 가시지 않아 경실련 내홍이 이른 시일 안에 쉽게 봉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조창현 (趙昌鉉.한양대 부총장) 공동대표.김일수 (金日秀.고려대 교수) 상집위원장 등은 '경실련을 사랑하는 사람들' '경실련 개혁추진 모임' 등 일부 자원봉사 전문가 그룹이 상근 조직의 비대화.관료화 등을 이유로 제기하고 있는 상근조직의 사실상 해체 요구에 대해 단호한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

金상집위원장은 "앞으로 그쪽 (전문가 그룹) 과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대화하겠다" 면서도 "전문가 그룹이 그동안 조금만 더 열심히 경실련을 위해 일했더라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 라고 언급, 사무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상근조직 유지 및 일반 회원 중심의 조직운영 방침을 명확히 했다.

金위원장 등은 또 "시민운동 현실을 도외시한 조직개편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고 밝혀 사실상 개혁모임 인사들과 결별할 수도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이형모 (李亨模) 전 상집위원장 등 개혁모임 인사들은 현 상집위원회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경실련의 내부 진통과 함께 개혁모임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제2의 경실련 탄생도 점쳐지고 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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