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승엽 시즌최다홈런 기록 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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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이제부터는 신기록 행진이다.

25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해태와의 경기 3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라이언 킹' 이승엽은 방망이를 곧추세웠다.

첫번째 타석에서 1루수 앞 땅볼에 그친 이승엽은 해태 투수 강태원에게 '아무 공이나 던져봐라' 는 식으로 눈을 부라렸다.

볼카운트 0 - 1에서 강의 왼쪽 손가락 끝을 빠져나온 백구는 전광석화와 같이 돌아간 이승엽의 방망이에 강타당한 뒤 빨랫줄처럼 뻗어나가 결국 오른쪽 장외로 사라져버렸다.

6경기 연속홈런이자 지난해 타이론 우즈 (두산)가 세웠던 시즌 최다 홈런기록 (42개) 과 타이를 이루는 순간이었다.

이승엽은 올시즌 94경기만에 우즈의 팻말이 붙어있는 42개 홈런 고지를 정복해버렸다.

이제 팬들은 남은 38경기에서 얼마나 홈런을 더 때려낼 것인지, 지난 64년 왕정치 (당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세운 일본 최고기록 55개마저 넘어설 것인지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승엽은 시즌 최다 홈런기록 타이와 함께 6경기 연속홈런으로 연속경기 홈런 신기록을 제조해냈다.

지난 19일 사직 롯데전에서부터 이승엽과 함께 연속경기 홈런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해온 스미스도 3회말 이승엽과 랑데부 홈런을 터뜨리며 기록경신에 박차를 가했다.

연속경기 홈런 일본 최고기록은 왕정치 (72년) 와 랜디 바스 (한신 타이거스.86년)가 세운 7경기이고 미국기록은 8개로 켄 그리피 주니어 (93년 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등 3명이 보유하고 있다.

팬들은 이승엽과 스미스가 미국과 일본의 기록마저 깨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이승엽의 홈런포에도 불구하고 해태가 6 - 3으로 삼성을 물리치며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이의 홈런 퍼레이드에 자극받은 트레이시 샌더스 (해태) 도 두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31개로 따라붙었다.

한편 더블헤더로 벌어진 잠실.사직과 군산에서는 각각 두산.LG와 현대가 2승을 싹쓸이했다.

대구 = 이태일 기자,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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