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우리를 존중한다” 자신감 넘친 MB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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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G20 정상회의 유치 국민보고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친 이 대통령은 사회자 없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 직접 답변했다. [조문규 기자]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린 청와대 본관 1층 충무실 벽엔 ‘더 큰 대한민국!-2010 G20 정상회의’라는 문구가 걸렸다. 이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로 요약한 표현이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기자회견문 제목인 ‘인식의 전환, 변방에서 중심으로’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목소리는 “세계가 우리를 존중하는 만큼 우리도 스스로를 존중하자”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자” “우리의 목소리를 내자”는 부분에서 높아지곤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 곳곳에서 G20 유치를 이뤄낸 감동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피츠버그 회의를 끝내고 좁은 출입구로 나오면서, 몇몇 정상이 내 어깨를 감싸 안으며 축하인사를 보내왔다. 그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우리 국민이 정말 대단하구나, 이런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게 너무나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스쳐갔다”는 소감들이었다. 이 대통령은 “100여 년 전인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입장도 하지 못한 고종의 밀사 이준 열사는 스스로 목숨을 버림으로써 당시의 국제 질서에 항의했다. 더구나 G20회의가 열리는 내년은 한일병합 100년이 되는 해”라며 “감회가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곤 “남이 짜놓은 국제질서의 틀 속에서 수동적인 역할에 만족했던 우리가 새로운 틀과 판을 짜는 나라가 됐다”며 “이런 성과는 국민 모두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그는 특히 경제 상황과 관련, “지금까지 힘든 것을 잘 참고 잘해 주셨다. 조금만 참고 견뎌달라”며 “서민들이 허리를 펼 날이 머지않아 오지 않겠나. 그날이 올 때까지 나도 공직자들과 밤잠을 줄이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의 특별회견은 쇠고기 협상과 촛불시위로 위기를 맞아 사과를 해야 했던 지난해 6월19일 이후 1년3개월여 만이다.

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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