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티타늄 제품 생산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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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포스코가 카자흐스탄 기업과 손잡고 티타늄 제품 생산에 나선다. 그동안 국내 업체는 고가의 비철금속인 티타늄을 전량 수입해 왔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이 카자흐스탄에서 현지 금속업체 UKTMP의 겔러 최고경영자(CEO)와 티타늄 슬래브 생산회사 설립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교환했다고 30일 밝혔다. 슬래브는 두꺼운 철판 형태의 가공품이다.

포스코와 UKTMP는 50%씩 지분을 투자해 카자흐스탄 동부 우스트 카메노고르스크에 티타늄 슬래브 공장을 건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공장은 2012년 완공될 예정이다. 포스코의 투자 금액은 5000만 달러(약 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티타늄은 부식에 강하고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아 항공기 엔진이나 화학 플랜트, 원자력 발전 설비 등에 쓰인다. 가격은 t당 4000만~5000만원 수준으로 일반 철강재의 10배 수준이다.

포스코와 UKTMP의 합작으로 한국은 일본·러시아·미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티타늄 판재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포스코 측은 “국내 티타늄 시장의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가격 안정화와 납기 단축 등으로 관련 산업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우선 국내 수요를 대체할 만큼의 티타늄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점차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국내 티타늄의 1년 수요량은 5000t 정도로 추정된다.

UKTMP가 티타늄 원석을 가공해 슬래브를 만들 수 있는 재료를 합작회사에서 공급하면 포스코는 합작회사에서 생산된 슬래브를 한국에 들여와 포항제철소에서 판재로 만들 예정이다.

포스코는 2008년 기존 설비를 활용해서 티타늄 판재를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해 놨다. 또 최근에 일부 고객사와 손잡고 상업용 생산 실험도 완료했다.

한편 정준양 회장은 UKTMP와 합의각서를 교환한 뒤 카자흐스탄의 카림 마시모프 총리와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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