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외유 국회 "휴업"…비난여론 의식 쉬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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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 박상천 (朴相千) 총무는 19일 "의원 상당수가 의원외교를 떠나 현 상태에서 국회를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 고 말했다.

8월초까지 50명 이상의 의원들이 외국을 찾을 전망이니 그럴 만하다. 국회소집은 물론 상임위 가동에도 차질이 생길만한 규모다.

우선 박준규 (朴浚圭) 국회의장이 25일부터 8박9일 일정으로 몽골과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국민회의 김상현 (金相賢).박정수 (朴定洙).김원길 (金元吉) 의원과 자민련 정상구 (鄭相九) 의원, 한나라당 조순 (趙淳).김덕 (金悳) 의원 등이 무더기 수행에 나선다.

국회 4개 상임위도 '해외 시찰단' 을 파견한다. 상임위마다 보통 3~4명이 한조를 이루는 점을 감안하면 시찰단만도 15명선에 이르는 셈. 국방위는 19일 한영수 (韓英洙.자민련) 위원장과 허대범 (許大梵.한나라당).이훈평 (李訓平) 의원이 8박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일본 시찰을 떠났다.

정무위는 7월말께 여야의원 4명이 브라질.아르헨티나를 방문할 계획이다. 중남미 국가의 경제.금융위기 시찰이 목적. 이밖에 건교위와 운영위도 시찰단 파견을 예정해 놓고 있다.

의원친선협회 차원의 외국행도 수두룩하다. 19일에만 한 - 이스라엘 친선협회장인 서정화 (徐廷和.한나라당) 의원과 한 - 이란 친선협회장인 양정규 (梁正圭.한나라당) 의원이 8박10일 일정으로 이란.이스라엘 방문을 떠났다.

국회차원의 공식 외유가 아닌 개별 출국자도 상당수다. 19일 현재 국회 총무과에 출국신고를 한 의원은 모두 11명에 이른다. 세미나 참석이나 입법자료 수집이 주된 이유다.

사무처 관계자는 "신고를 하지 않고 휴가를 떠나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을 것" 이라며 "모두 더하면 50명을 넘을 것" 이라고 말했다. 공통점은 무더기 외유에 쏟아질 비난이 부담스러워 쉬쉬하며 떠난다는 점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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