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혜란씨, 경기은행 퇴출로비 성공조건 1억 추가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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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구속된 주혜란 (朱惠蘭.51) 씨가 경기은행 퇴출을 막기 위한 로비에 나서면서 계약금 4억원 이외에 1억원의 '성공보수' 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기은행측은 당초 임창열 (林昌烈.55.구속) 경기도지사를 로비창구로 선정했으나 임직원들이 "약발이 없다" 며 반발, 朱씨를 선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인천지검 관계자는 "朱씨는 로비에 나서기 전 서이석 (徐利錫.61.구속) 전 경기은행장으로부터 계약금 명목으로 4억원을 받았으며, 일이 성사될 경우 1억원을 더 받기로 약정을 맺었다" 고 밝혔다.

경기은행이 퇴출을 막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지난해 5월 로비자금으로 조성한 돈은 6억여원. 특혜대출 대가로 받은 리베이트 2억원과 임직원들이 4천만~5천만원씩 갹출한 것이다.

徐전행장 등 은행간부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인물을 물색한 끝에 林지사를 골랐다.

인천 출신의 거물을 찾았으나 재정경제부장관을 지낸데다 중앙무대에도 지명도가 높은 林지사만한 인물이 없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徐전행장은 곧 林지사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

그러나 내부에서 반발이 불거져 나왔다.

林지사보다 더 실력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직원은 "왜 그런 사람에게 돈을 줬느냐" 며 노골적으로 林지사의 능력 (?) 을 무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朱씨는 徐전행장을 만나 우선 4억원을 주고 성공하면 1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줄 것을 요구했다.

돈을 받는 자리에는 閔씨가 동석했다.

朱씨의 로비에도 불구하고 경기은행이 퇴출되고 徐씨 등 임원 7명이 구속되자 불만을 품은 임원 부인들이 朱씨에게 항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임원 부인들은 "변호사 비용도 없다. 로비 사실을 폭로하겠다" 며 朱씨를 압박했다.

朱씨는 입을 막기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을 마련, 閔씨를 통해 돌려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상당한 '누수 (漏水)' 가 있었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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