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의 사이버 집짓기] 1. 주소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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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요즘 스스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그러나 자신의 컴퓨터 실력 등을 생각하면 실천에 옮기기가 만만치 않다. 일반인들에겐 아직도 입문서 조차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에 컴퓨터 왕초보인 탤런트 최불암씨를 초대해 초보자들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 마스터 과정 ' 을 마련했다.

여태껏 컴퓨터를 모르고 살아온 탤런트 최불암 (59) 씨. 인터넷을 모르면 '왕따' 되는 지금 그는 중대 결단을 내렸다. 터무니없는 일이라 여겨졌지만 막바로 인터넷 홈페이지부터 만들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Welcome to Korea 시민협의회' 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 협의회는 1백30여명이 넘는 국내 연예인들이 뜻을 모아 관광 한국의 모습을 가꾸어 나가자는 취지로 결성된 것. 崔씨는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자랑거리를 세계에 널리 알릴까 궁리를 해왔는데 차제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우선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몰라 수첩에 궁금한 것을 적어 가면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 홈 페이지는 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이지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명함을 교환한뒤 대화를 하듯이 인터넷에서도 개인이나 회사, 할 것 없이 누구나 홈 페이지가 있어야만 비즈니스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맡고 있는 시민협의회도 홈페이지를 가지면 전세계 누구에게나 한국을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주변의 전문가에 조언을 구했다.

전국 팔도의 정보도 몽땅 사진과 함께 설명으로 담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1억5천명이 넘는 세계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든다는 설명에 '바로 이거구나' 며 무릎을 치고 인터넷속의 집짓기 (홈페이지)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 홈 페이지, 어떻게 만들까 컴맹인 崔씨의 다음 고민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나' 였다. 홈 페이지를 만들려면 컴퓨터에 쓰는 특별한 언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짐작은 그도 했다.

"나이가 들어 눈도 어둡고 컴퓨터 들여다보기도 쉽지 않은데 이거 홈 페이지 만들려면 다 늦게 프로그래밍이나 컴퓨터의 골치 아픈 사용법을 따로 배워야 하는 거 아냐" 하는 생각에 머리가 아찔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새는 그런 컴퓨터 언어를 몰라도 타자만 칠 줄 알면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는 쉬운 프로그램이 있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숙련만되면 5분안에 인터넷 집짓기도 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내서 넉넉히 두달 가량으로 계획을 잡았다.

◇ 집터를 닦자 崔씨는 여전히 '인터넷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먼저 PC가 인터넷과 연결돼야 한다고 들었다.

이를 위해 '넷스케이프' 나 '인터넷 익스플로러' 같은 웹 브라우저라는 것을 통해야만 한다는 것도 알았다. 처음들어 보지만 웹 브라우저라는게 집 (홈페이지) 주소만 입력하면 컴퓨터 화면에 그림과 설명이 있는 정보를 띄워주는 장치가 아닌가.

대부분의 PC에는 익스플로러가 깔려있는 윈도98이 설치돼 있어 문제가 없지만 넷스케이프는 별도로 해당CD를 구해 새로 깔아야 했다.

그러나 집을 지으려면 우선 주소부터 있어야 하는 법. 'Welcome to Korea 시민협의회' 를 잘 기억할 수 있는 이름으로 주소를 정해야 하며 게다가 통용어인 영어로 해야 한다.

연예인이라면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익히 알고 있는 터다. 홈페이지를 만들때 주소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은 이미 필요없다.

인터넷 주소는 보통 'http://www' 로 시작하는데 마지막은 국내 홈페이지면 'Korea' 를 줄여 'kr이고 기업은 'co' , 협회는 'or' 인 것도 알았다. 이밖에 국제적 비영리단체는 'org' 를 붙인다는 말에 'http://www.welcometokorea.or.kr' 과 'http://www.welcometokorea.org' 를 등록키로 했다.

崔씨는 또 지난달 30일부터 개인도 인터넷 주소 (도메인) 를 등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숙련자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에 들어가 한국인터넷정보센터 (http://www.nic.or.kr) 의 홈페이지에 접속, 단체명을 쳐놓고 인적 사항을 입력함으로써 이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등록하면 개인은 일년에 2만2천원, 단체나 기업은 3만3천원을 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이밖에 영문 홈페이지도 필요할 것 같아서 한글과 별도로 만들어 두기로 했다.

다음엔 5분만에 대강의 홈페이지 골격을 짜는 법을 배울 작정이다. (최불암씨 말 = 이번엔 처음이라 전문가가 다하고 컴퓨터를 겨우 만져 본것에 불과하다. 한편으론 뿌듯하지만 머리가 띵하다. 공부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정리 =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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