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적정 주가는] 자산가치로 따져 20만~7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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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정부가 삼성과 교보생명의 상장을 허용함에 따라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의 상장 후 주식가치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아직 상장된 생보사가 없기 때문에 국내 생보사들의 기업가치를 선진국 업체들과 비교해 주당 20만~70만원 가량이 적정가격이라 추정하고 있다.

◇ 상장 가능성 있는 생보사들 =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시키려면 ^최근 3년간 영업이익.경상이익.당기순이익이 모두 흑자를 기록해야 하며^납입자본 이익률이 25%를 넘어야 한다. 국내 생보사 중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는 삼성.교보 외에도 흥국.제일생명이 있다.

◇ 적정주가 수준 = 기업의 적정주가를 따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제조업체들은 주당 순이익을 시장평균 주가수익비율 (PER)에 곱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보험료로 받은 돈을 굴려 자산가치를 늘리는 영업방식이 특징인 보험사들의 경우 보유자산과 부채를 평가해 구한 순자산가치를 발행주식수로 나눈 주당 순자산가치가 비교적 적정주가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투자증권이 이런 방법으로 구한 삼성생명의 주식가치는 70만원 정도. 교보생명은 50만원 이상이며 흥국과 제일생명은 각각 25만원, 30만원 이상에 이른다. 교보의 경우 동원증권 등 3개사는 주당 65만원으로 평가했는데, 이 경우 오너인 신용호 명예회장일가의 상장 후 시세차익이 5조원 이상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 회의적 시각도 있다 = 증시 일각에선 국내 생보사들의 영업방식이 선진국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외국사들과의 단순비교를 통해 주가를 측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생보사들의 경우 전체 보험료수입 중 저축성보험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없지만 국내사들은 절반 이상인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지급이자 부담이 많다는 뜻이며, 비교대상인 선진국 생보사보다 영업수익이 작다는 것.

증권사들이 해당 보험사들의 공개업무를 따내기 위해 호의적인 주가평가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거대 생보사들이 증권사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솔직히 주가평가를 다소 낙관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고 털어놓았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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