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중단지시' 불구 수사권독립 인터넷 홍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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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수사권 독립문제와 관련해 검찰과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는 일체의 행동을 중지하라는 경찰청장의 지침이 시달된 가운데 경찰청이 수사권 독립의 필요성에 대해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 대국민 홍보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14일부터 경찰청 홈페이지 전면에 수사권 독립의 필요성을 담은 '자치경찰제와 수사권 현실화' 란 제목의 홍보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수사권 독립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대민 서비스의 일환으로 홈페이지를 운영 중이며 찾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공론화에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운영 중인 경찰청 홈페이지는 하루 평균 1천2백여명의 시민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사이트엔 외국과 한국의 수사 현실을 비교 분석하고 경찰에 수사권이 주어지지 않음으로써 빚어지는 민원인의 불편과 경제적 손실 등을 설명하는 글이 실려 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경찰청이 수사권 독립에 대한 대민 홍보용 대자보를 파출소 등의 게시판에 붙인 서울 수서경찰서장에 대해 "공개적 논의 중지 지침을 어겼다" 며 전격적인 문책 인사를 단행한 것과 맞물려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특히 김광식 (金光植) 경찰청장은 수서서장을 문책하면서 "검찰과의 갈등을 낳을 소지가 있는 일체의 언행을 중지하고 경찰대 출신 등 젊은 간부들의 돌출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별 교양하라" 고 지시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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