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세자녀 제치고 현 회장 후계자 지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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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기업경영에서 피보다 진한 것은 능력' . 호주의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68) 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그 다음 후계자는 누가 될 것인가.

머독은 엘리자베스 (31).래클런 (27).제임스 (26) 등 세 자녀를 물리치고 피터 체르닌 현 폭스그룹 회장을 지목했다.

머독은 4일 (한국시간) 발간된 뉴스위크 최신호에서 "내가 1백30억달러 짜리 대기업으로 성장한 뉴스코퍼레이션사를 갑작스레 이끌 수 없게 되면 체르닌이 최고경영자 (CEO) 자리에 오를 것" 이라고 밝혔다.

머독은 "내 자식들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는 것은 시기상조" 라며 "이들 모두 자기 능력부터 입증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이같은 머독의 발언이 액면 그대로 실현된다면 머독의 유고시 체르닌 회장이 CEO를 맡아 경영을 책임지고 큰아들인 래클런이 회장직을 맡는 구도가 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머독의 이번 발언이 자녀들을 포함한 간부진의 '충성경쟁' 을 유도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지난 6월 웬디 덩 (32) 과 재혼해 아직 신혼 단꿈에 젖어 있는 머독은 "새로운 결혼 생활 덕에 충분히 재충전됐다" 며 "나는 아직도 정정하다" 고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영화와 잡지.TV.인터넷 사업 등으로 전세계 미디어 제왕을 꿈꾸는 머독은 "세상에서 내 직업이 제일 좋고 당분간 나의 열정은 식지 않을 것" 이라고 말해 '이변이 없는 한' 당분간 그의 전성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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