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살아있다] 남대문, 외국인 관광 '감초'코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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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외국인들은 한국의 진면목을 남대문시장에서 찾고 있다. 우리의 진솔한 삶을 있는 그대로 모두 보여 주기 때문이다.

남대문을 찾는 외국인은 하루 평균 3천~4천명 정도. 이제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에게 남대문시장은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남대문 관광코스는 장안액세서리상가 옆 연세주차장부터 시작된다. 꽃도매상가를 거쳐 유아.아동복.숙녀복 전문상가인 본동.중앙상가를 돌아 대도상가를 지나는 길이 필수코스. 이곳의 아동복은 세계적인 품질로 외국인들이 한 두 벌씩은 꼭 사간다.

동남아는 물론 미국시장에서도 남대문시장 아동복은 최고급품으로 인기가 높다는 게 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외국인들은 우주상가에서 귀금속.액세서리 등도 쇼핑한다.

외국인 관광 코스 소요시간은 30분 안팎. 너무 짧은 시간 탓에 물건을 고르고 흥정하기보다는 주마간산 (走馬看山) 으로 스쳐가 관광객뿐만 아니라 상인들의 불만이 크다. 외국인 관광 코스가 외화획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불평이다.

외국인들의 쇼핑행태는 나라마다 특성을 보여 일본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것은 김. 품질이 좋으면서 환율을 고려할 때 값이 최고 절반 정도 싸기 때문이다.

이밖에 일본인들은 김치.인삼 등 먹거리를 선호 한다. 반면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좀처럼 먹기 힘든 라면을 몇 박스씩 사가거나 곳곳에 보이는 액세서리를 대량으로 구입한다.

또 다른 이색풍경은 이란.필리핀 등 동남아인들이 새벽시장을 찾는 것. 이들은 보따리상인들로 이곳에서 새벽시장 물건을 구입해 비행기로 실어 나른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로 간단한 한국어를 구사하면서 이곳 시장 가격까지 쭉 꿸 정도의 한국통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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