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0.25%P 올려…당분간 추가인상 없을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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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는 30일 (현지시간) 은행간 초단기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연방기금 금리를 연 4.75%에서 연 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FRB는 이와 함께 통화정책의 기조를 '긴축' 에서 '중립' 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신호다.

일단 이번 금리인상만으로 인플레를 억제할 수 있을 정도로 미국경제의 체력이 튼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FRB가 그간의 강력한 인플레 억제방침에서 다소 후퇴해 금리의 소폭 인상을 결정한 것은 최근 미국경제의 지표가 인플레라고 단정짓기 어려울 정도로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률과 실업률.소비자 신뢰지수 등은 여전히 경기과열의 징후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나 임금상승률.생산성 증가율 등의 지표를 보면 인플레의 조짐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금리인상은 제쳐두고, 정책기조의 선회를 호재로 받아들였다.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뉴욕시장의 주가와 채권값은 급등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의 다우주가는 이날 내내 관망세를 보이다 오후 2시15분 금리인상이 발표되면서 급등, 전날보다 1백55.45포인트 오른 10, 970.80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까지 3일 연속 1백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미 재무부 발행 30년 만기 채권의 유통수익률은 0.09%포인트가 하락한 5.97%를 기록, 심리적 저지선으로 지적돼온 6.0% 아래로 떨어졌다.

한편 이번 금리인상이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미국 금리가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에 브라질.멕시코 등 신흥시장 채권값이 덩달아 오르고 있고, 각국 증시도 대체로 미국시장과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의 경우 건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외국자금의 유입도 꾸준해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워싱턴 = 김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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