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리뷰] '괴델,에셔, 바흐' 상.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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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거짓말 - 모순의 관계를 수학에서 규명한 20세기 오스트리아의 수학자 쿠르트 괴델, 괴델이 수학에서 지적한 이상한 고리의 모순을 시각화한 벨기에 출신의 판화가 마우리트 에셔,

이보다 앞서 고리의 모순을 세련된 음악작품으로 구현한 악성 바흐. 미 인디애나대 인지과학과 교수인 더글러스 호프스태터가 79년 출간한 '괴델,에셔, 바흐' 상.하 (박여성 옮김.까치.각 권1만5천원) 는 근대 지성사의 걸출한 인물 세 명의 사상을 중심으로 난해하지만 우화적인 형식으로, 미래지향적이지만 과거에 충실한 방식으로 인간 지성을 통찰하고 있다.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저자의 식견이 돋보이며 20년전 작품이지만 지금도 그 의미는 효용성이 있다.

수학.음악.시각적 인식과 철학의 근본 문제를 학문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저자만의 독특한 방식을 통해 사상들 사이의 공통적인 고민을 풀어낸 과학시대 지성인의 양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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