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씨 송환협상 극적 타결… 동해로 돌아오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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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에 억류된 금강산 관광객 민영미 (閔泳美) 씨의 석방 협상이 25일 오후 극적으로 타결됐다.

정부관계자는 "閔씨의 석방은 현대측의 끈질긴 노력에 정부의 비공식 채널을 가동한 덕분" 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는 '경제적 실익' 이라는 측면에서 북한이 閔씨 억류를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내심 낙관해왔다.

금강산 관광 대가로 1억5천만달러가 북한에 지급됐고 이달 말부터는 매달 8백만달러가 송금될 예정이다.

관광이 끊어지면 북한 경제로 봐선 엄청난 달러 손해다.

때문에 북한측이 현대로부터 들어올 달러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이런 점을 내세워 북한측을 설득해왔다.

그러나 정경분리원칙이 흐트러질까 정부는 대북 비공식 채널을 내밀히 가동 해왔다.

○…그동안 현대는 더 이상 閔씨의 억류를 장기화시킬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북한에 선 (先) 석방 후 (後) 교섭을 최종적으로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는 협상과정에서 북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25일 중 북측이 이같은 제안을 전격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밀어붙였다.

현대 관계자는 "閔씨의 조속한 석방이 가장 시급한 문제인 만큼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며 "최종교섭카드는 당분간 밝힐 수 없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대의 방침으로 인해 향후 남북 경협사업을 비롯한 각종 현안들이 우리 쪽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3월 인도양에서 발생한 만폭호 사고는 관행을 벗어난 보상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현대 관계자는 "북한도 향후 남북 경협사업을 고려할 때 무조건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현대측은 閔씨가 석방되면 베이징으로 추방이 아닌 금강산 관광선 항로로 귀환시킨다는 입장으로 협상에 임했다.

이에 따라 閔씨가 풀려날 경우 북한 장전항에서 북방한계선까지는 예인선으로 이동한 후 북방한계선에서 해양경찰 고속정에 옮겨 가까운 항구로 가는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날씨와 閔씨의 건강을 감안해 가까운 속초항으로 바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고속 예인선 (KC31) 으로 장전항에서 속초항까지는 4시간 정도 걸린다.

○…통일부는 이날 하루종일 '閔씨 석방이 임박했다' 는 일부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전혀 아는 바 없다" 고 코멘트. 이날 오전 '현대가 북측 고위층과 전화접촉을 통해 閔씨 문제를 최종 합의했다' 는 보도내용에 대해 통일부는 "그렇게 빨리 될 수는 없을 것" 이라고 반응,

이수호.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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