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교육개혁] 장애인도 고른 혜택 美 갤로뎃大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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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교육 선진국들은 열등생은 물론 장애인에 대해서도 균등한 교육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최대한의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세계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대학 갤로뎃 (Gallaudet) 은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

"이곳에서는 들리지 않는다는 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강의실이며 도서관.기숙사가 모두 청각장애인에게 불편이 없도록 세심히 설계돼 있습니다.

일반대학과 똑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좋고요. "

교육학과 졸업반인 트리시는 갤로뎃이 청각장애 학생들에게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워싱턴 북동쪽 플로리다가 (街) 의 켄달 그린에 자리잡은 갤로뎃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4년제 정규대학이다.

1857년 설립돼 1백50년 가까운 역사를 지녔다.

문학.물리학.전자공학 등 50여개 전공과정이 개설돼 있고, 교육학.특수언어학.심리학쪽으로는 석사 및 박사과정까지 갖추고 있다.

설립 당시 9명에 불과했던 학생수는 이제 2천명을 넘어섰고, 약 12만평의 아담한 캠퍼스에는 부속 초등학교와 고교까지 들어서 있다.

이 대학의 모든 강의는 기본적으로 수화 (手話) 를 통해 이루어지며, 문자방송을 포함한 보조 시각자료들이 총동원된다.

교수진과 교직원은 채용 후 집중적인 수화교육을 받는다.

총장을 포함, 교수진의 35%가 청각장애인이어서 학생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이를 교육현장에 반영한다는 게 마이크 카이카 홍보처장의 설명이다.

강의실 좌석도 전면을 향해 있는 일반대학과 달리 교수 - 학생간, 혹은 학생간 수화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대면식 또는 이동식으로 배치돼 있다.

갤로뎃 대학은 최근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에 힘입어 청각장애 학생 교육에 획기적인 전기를 맞고 있다.

컴퓨터를 활용한 강의 및 정보수집 교육이 최우선시되고 있으며, 자체 근거리통신망 (LAN) 을 통해 학생들이 강의실은 물론 기숙사와 휴게실에서도 컴퓨터통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1만3천명에 이르는 이 대학 졸업생은 대부분 전문직으로 진출, 정상인 못지않게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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