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이후] 돈으로 따져본 '교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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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4분간의 서해 포격전' 엔 대략 얼마나 돈이 들었을까.

15일 교전에 직접 참여한 우리 함정은 1백50t급 고속정 4척과 1천2백t급 초계함 1척. 합참에 따르면 해군은 14분 동안 총 4천5백84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초계함에 탑재된 '이탈리아 오오토메라' 제 (製) 76㎜포탄이 19발 (1발 52만8천2백원) , 고속정 후미에 있는 20㎜ 벌컨포탄 3천8백45발 (1발 6천9백11원) 이 각각 발사됐다.

한발에 12만5천3백원인 40㎜포탄도 5백50발을 고속정.초계함에서 발사했다.

고속정 일부에 장착된 30㎜포탄 (1발 7만7천6백95원) 은 1백70발이 사용됐다.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억2천만원. 분당 8백50여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물론 함정유지비 및 기관실 등이 일부 파손된 고속정 두척과 초계함의 수리비, 부상 장병 9명의 치료비도 추가 지출되겠지만 이를 제외한 순수 '전투비용' 은 이 정도다.

반면 북한군의 경우 포탄 발사량이 확인되지 않아 계산이 힘들다.

그러나 어뢰정 한척이 침몰되고 경비정 한척이 반 (半) 침몰, 경비정 두척은 대파돼 회복불능의 타격을 받았다.

우리측 분석대로 북한군 함정 건조비용을 t당 1천6백만~2천6백만원씩 잡을 경우 북한측 손실은 1백10억~1백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로선 1억원을 들여 1백배가 넘는 타격을 준 것이다.

우리측은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

우선 3백50억원짜리 초계함과 척당 40억원짜리 고속정 네척이 전투후 온전히 보전됐다.

전투과정에서 부상자 대부분이 경상을 입어 인명피해도 거의 없는 편. 해군당국은 사관학교 출신의 장교 1명을 배출하는 데 최소한 1억원이 든다고 말한다.

당시 교전현장에 20명의 장교가 승선 중이었음을 감안하면 20억원 이상을 고스란히 지켜냈다.

반면 최소한 20명이 전사하고 7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측은 상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포격전에서 밀렸을 경우 우리 국민들이 입게 될 정신적 피해를 방지했다는 사실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만약 우리측 피해가 북측보다 더 컸다면 사재기 등 사회혼란과 함께 군 사기도 땅에 떨어졌을 것" 이라며 "이런 무형의 소득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이 크다" 고 말했다.

포격전 속에서도 증시가 폭락하지 않은 것도 이런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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