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일본 사립대 줄줄이 폐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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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일본의 미에주쿄(三重中京)대학 등 5개 지방 4년제 사립대가 내년부터 학생 모집을 중단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저출산에 따른 입학 지원자 감소와 학교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것이다. 이들 대학은 올해 1학년생들이 졸업하는 4년 후 폐교할 계획이다.

일본의 새로운 사법시험 예비학교로 5년 전 문을 연 LEC도쿄 리걸마인드대는 지난해 315명 정원에 입학생은 29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190명 정원에 19명뿐이었다. 1963년 영재대학으로 문을 연 성토마스대학도 올해 정원 250명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등 지원자 감소로 누적 적자가 20억 엔에 달했다.

일본에서 지금까지 4년제 대학이 문을 닫은 경우는 두 곳뿐이었다. 니혼게이자이는 “5개 대학이 동시에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것은 과잉경쟁으로 늘어난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퇴출시대를 맞았음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18세 인구는 92년 205만 명에서 올해 120만 명으로 줄어든 반면 사립대학 수는 94년 406개교에서 올해는 595곳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대학에 입학할 학생 수가 줄어든 데다 명문대와 수도권·대도시 대학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은 더욱 심화돼 지방·군소 사립대학들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본사립학교진흥·공제사업단에 따르면 정원 미달 4년제 사립대는 98년 8%에서 올해는 46.5%로 늘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립대는 캠퍼스를 통폐합하거나 교직원·정원 감축 등 긴축 경영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으나 한계에 도달해 스스로 문을 닫는 대학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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