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해양관광산업 육성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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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바다는 우리에게 많은 영양소와 자원을 제공하는 생산공간임과 동시에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주는 재충전의 공간이다.

바다에는 낭만을 안겨주는 파도, 희망을 잉태하게 하는 수평선,가슴 설레게 하는 다도해 등 수많은 볼거리와 쉼터가 있다.

이제 바다와 해변은 여름 한철 찾아가는 해수욕장으로서만이 아니라 많은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다양한 해양관광의 장으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최근 IMF여파로 소비지출이 위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관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해양관광 등 새로운 관광패턴에 대한 신규 수요도 증대되고 있다.

해양관광은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풍부한 갯벌이나 어촌마을의 조개를 줍거나 어선에 승선해 고기를 직접 잡아 보는 등 특별목적 관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4년간 국립공원 입장객을 보면 내륙 국립공원은 연평균 1.3%의 증가를 보이고 있으나 해안국립공원은 연평균 4.3%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해양관광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갑작스런 해양관광의 증가를 긍정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 없는 요소도 있다.

관광수요에 비해 도로 등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아 진출입 도로에서 짜증이 가중되고 있는가 하면 강원도 지역의 어촌 횟집은 자리가 모자라 새로운 시설 건설을 위한 부지확보가 과제가 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해양관광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다도해와 한려수도를 끼고 있는 남해안지역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해양관광벨트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해양관광개발을 위한 중장기 개발계획 수립과 인터넷을 통한 월별 주요 해양관광지 소개, 어촌체험관광사업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국민관광 패턴의 변화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안을 끼고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도 해양관광지 개발사업을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1백여개에 달하는 해양관광지 개발계획과 상당한 투자가 계획단계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 중 일부는 환경을 훼손할 가능성도 있고 일부 프로젝트는 적정규모보다 부풀려 추진되는 경우도 있어 총체적인 해양관리 차원에서 사업타당성이 검토돼야 할 것이다.

다행히 최근 연안관리법의 시행으로 무리한 해양개발이 부처 협의단계에서 사전에 조정된다면 적정규모의 개발에 의한 '지속 가능한 해양개발' 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에게 바다는 21세기의 새로운 터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시작된 해양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교통통신시설 등 접근성 향상을 위한 투자가 증대돼야 할 뿐 아니라 중복.과잉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장기적.체계적인 해양관광 종합계획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시설투자에 외국자본과 기술을 적극 유치해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해양관광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정필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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