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영상휴대폰 싸움"삼성·LG등 사업권 각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차세대 영상휴대폰 (IMT - 2000) 을 둘러싸고 정보통신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오는 2002년 월드컵 대회에 맞춰 본격 상용화될 이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업체들이 전담반을 구성, 다양한 응용서비스 개발은 물론 국제적인 표준화작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올해중 사업자 선정방식을 결정하고 내년에 영상휴대폰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 전자신문을 보고 기사도 검색하며 주식거래.예금 자동이체.항공티켓 예약 등을 할 수 있는 '애니웹' 서비스를 선보였다.

차세대 영상휴대폰의 핵심은 이동하며 고속인터넷을 즐기는 것. 애니웹서비스는 이 점에 착안, 지금의 이동통신망에서 편리하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내심 영상휴대폰 사업권을 노리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관련 장비시장과 응용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벤처기업과 함께 이 서비스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은 직접 영상휴대폰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이계철 (李啓徹) 사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개인휴대통신 (PCS) 업체가 반드시 영상휴대폰사업까지 할 필요는 없다" 면서 "이 사업은 모기업인 한통이 직접 추진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한통은 이미 관련 특허 1백38건을 확보했으며 2001년부터 본격적인 통신망 구축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94년부터 수백명의 연구인력과 4백80억원을 투자, 각종 장비를 개발해 온 SK텔레콤은 내년말 일본전신전화 (NTT) 와 함께 공동 시험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데이콤도 지난 2일 전담기구를 발족, 올해만도 1백50억원을 투자해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최근 이 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LG와 함께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수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데이콤은 지난해말 중국 정보산업부와 관련 기술의 공동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LG텔레콤은 국제통합표준화 작업에 전담 임원을 파견, 장비.서비스분야의 최근 동향 파악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솔PCS도 지난 2일 영상휴대폰 서비스의 상용화를 위해 기존 통신망을 개선하는데 5천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세계 주요 휴대폰 업체들은 최근 북미방식과 유럽.일본방식을 절충한 통합표준안을 마련키로 합의하고 이를 오는 11일 국제전기통신 (ITU)에 제안키로 결정했다.

이민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