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 출장정지 한화·해태 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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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선장 없다고 배가 난파하라는 법은 없다. 감독이 징계당해 자리를 비운 프로야구 한화와 해태가 쏠쏠한 성적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심판 폭행사건으로 이희수 감독이 12경기 출장금지를 당한 이후 한화는 3승5패를 거뒀다. 이감독 징계 직후 2연패를 당해 "한화는 쌍방울처럼 완전히 하위권으로 처질 것" 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한화는 오히려 전열을 가다듬어 매직리그 2위팀 LG에 2승1패를 기록했다. 이감독 징계 이전까지 홈 9연패를 당하는 등 수직 추락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분발이다.

한화는 최근 부진한 매직리그 1, 2위팀 삼성과 LG에 각각 6, 7게임차로 뒤져 선수들 사이에서 "해볼 만하다" 라는 자신감이 싹트고 있다.

지난달 29일 역시 심판 폭행사건으로 12게임 출장금지된 김응룡 감독의 해태도 상승세다. 해태는 5월 중순 6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김감독이 벤치를 비운 지난달 30일 이후 매직리그 1위팀 삼성을 상대로 2승1패를 거뒀다.

해태는 김감독뿐 아니라 폭행사건 당사자인 유남호 수석코치까지 자리를 비웠으나 선수들이 똘똘 뭉쳐 팀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선수들이 감독의 심정을 헤아려 더욱 분발하기 때문" 이라며 "이번 감독 징계가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 이라고 짚었다.

현재 한화 이감독은 관중석에서 사복을 입고 경기를 관전한다. 해태 김감독은 징계 이후 아예 연락을 끊었다.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 난파선이나 다름없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상황에 대해 두 선장은 즐거워할까, 괴로워할까.

성호준 기자

◇ 오늘의 프로야구 (오후 6시30분)

쌍방울 - 두산 <잠실>

현 대 - 삼성 <대구>

L G - 해태 <광주>

롯 데 - 한화 <대전>

◇ TV중계

쌍방울 - 두산 (스포츠TV.인천방송)

롯 데 - 한화 (KBS위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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