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쓰레기 퇴출' 경영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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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환경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골칫덩이 쓰레기를 경영에 효과적으로 활용해보려는 '쓰레기 경영' 이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붐이다.

요지는 기업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이익을 늘리기 위한 생산요소중 하나로 인식한다는 것. 쓰레기를 줄임으로써 비용 절감은 물론 고객들에게 환경친화적 회사 이미지도 심을 수 있다는 논리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연간 2억2천만t.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기업에서 나온다.

이들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도 연간 70억달러나 된다.

따라서 t당 32~60달러인 쓰레기 수집.처리비용을 절감할 경우 기업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주 리빙스턴에 위치한 벨 커뮤니케이션스 연구소는 7천2백여명의 직원들에게 1회용 종이컵 대신 일반 컵을 사용토록 해 지난해 3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서류봉투는 39번까지 사용, 1천달러를 아꼈다.

효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같은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 회사의 전화서비스를 받겠다는 고객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다.

일리노이주 블루밍턴에 본사를 둔 자동차 보험회사 '스테이트 팜' 은 지난 한햇동안 고객들에게 보내는 각종 우편물의 크기를 줄여 1만5천6백달러의 비용을 줄였다.

종이 소비를 줄이다보니 우편료도 덩달아 절감됐다.

회사측은 "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보험 고객들이 늘고 있다" 며 희색이다.

미 환경보호펀드 산하 환경혁명연합 (AEI) 의 재키 로버트 회장은 "쓰레기를 줄일 경우 회사의 비용 절감은 물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기업 이미지도 좋아져 장기적으로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 준다" 고 말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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