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로 만들어진 그물망이 미소를 짓는다. 부처님의 웃음이다. 그런 그물 부처님의 얼굴이 나란히 도열해 있다. 그런데 그 숭숭 뚫린 그물 조각 뒤로 다른 얼굴이 보인다. 마릴린 먼로가 웃고 있는가 하면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쳐다본다.요염한 포즈를 취한 젊은 여인의 교태도 예사롭지 않다. 아, 부처의 미소 뒤에 숨은 인간의 욕망이여.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황호섭(54) 작가는 베일처럼 감싼 부처의 얼굴 속으로 보일 듯 말 듯한 우리의 내면을 보여준다.작가가 선물 받은 13세기 불상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소개된 ‘얼굴’ 연작을 확대한 것이다. 액션 페인팅을 하듯 캔버스에 물감을 흩뿌린 평면작들도 볼 수 있다.
어른 및 대학생 5000원, 학생 4000원. 매일 오후 2시와 4시에는 도슨트가 설명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