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감소속 소비 급증…1분기 근로자 지출 8.9%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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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 1분기중 우리 경제가 4.6%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오히려 0.5% 줄어 경제성장의 성과가 근로자보다 자영업자나 사업주 등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근로자들의 소비지출은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 이후 처음으로 8.9%의 증가세로 돌아서 그동안 억눌렸던 근로자들의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1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 동향' 에 따르면 이 기간중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 취업자 1.46명)가 벌어들인 월평균 소득은 2백22만1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백23만2천원보다 0.5% 감소했다.

이중 일상적인 수입인 경상소득은 2백1만3천원으로 전년보다 3.7% 감소했고 특히 경상소득의 대부분인 근로소득은 1백81만6천원으로 5.5%나 줄었다.

그러나 씀씀이는 커져 가계지출이 평균 1백72만4천원으로 지난해의 1백58만3천원보다 8.9% 늘어났다.

소비 내용을 보면 교통.통신, 교양오락, 외식, 보건의료비 등이 1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광열수도비는 6.3% 줄었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감안한 소득.소비 수준은 여전히 4년 전인 95년 수준에 못미친다.

통계청 관계자는 "95년 가격을 기준으로 한 1분기 실질소득은 월평균 1백87만8천원으로 95년 같은 기간의 1백88만6천원에도 못미치고 실질소비지출 역시 1백24만6천원으로 95년 1분기의 1백25만1천원에 미달했다" 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소비의 경우 98년 내내 크게 줄다 이번에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점이 주목된다" 며 "이는 경기회복 조짐과 함께 근로자들이 미래 불안에서 벗어나 씀씀이를 늘리고 있음을 반영한 것" 으로 풀이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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